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적·역사적·인문적 특성을 살려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도시’, ‘생명경제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설치되었다. 생명과 안전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을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성장방식의 경제활동’을 실천해온 사람들을 만나 생명경제도시의 의미를 되새겨보기로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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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 남노송동 오래된 공중목욕탕을 개조한 사옥 카페 ‘기린토월’ 앞에 선 김지훈 대표. |
| # 문화통신사협동조합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업력 8년의 문화기획 사회적기업으로 2022년 기준 매출 8억 원 규모이다. 현재 사원은 7명이나 중앙정부의 인건비 지원을 받던 시기에는 최대 30명이 근무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예술경영 사례를 높이 평가받아 ‘예술경영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주로 행정사업을 수주하여 공공영역의 문화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는데, 마침 올해는 전북연구원의 전북학 연구인력 양성과 학술연구 지원사업의 운영과 홍보를 대행 중이다. 이 사업은 전북지역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전북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편으로 문화통신사협동조합 또한 전북학의 실천적 주체이자 전북학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청년들의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김지훈 대표는 이주민 김지훈 대표는 전남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국악과에서 대금을 전공하게 된 것을 계기로 전북에 정착했다. 그에게 전북의 매력은 “이야기가 통하는 동료들이 많은 지역”이다. 이에 비해 자신의 고향은 급격한 산업화와 관광지화로 “돈이 중요해졌고, 거문도뱃노래보존회가 있어도 배우려고 하지 않는 곳”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전남의 중심도시는 디자인과 서양음악에 치우치고 있는 것에 비해 전북 전주는 “전통에 멈춰서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도시”로서 국악을 전공한 그와 잘 맞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금연주자 김지훈 대표는 “예술을 하는 이유를 찾고 싶었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공부에 전념했다.”면서 “도시재생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전주에서 자기 손으로 만드는 일을 꿈꾸게 되었다.”고 밝혔다. ‘제2차 전라북도 청년정책 기본계획(2023~2027)’에 의하면 전북도의 청년 유출 인구는 52%를 넘는 반면 유입은 37%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일자리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으로의 유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수도권과의 격차를 고려했을 때 현재 전북의 청년을 대상으로만 추진되고 있는 일자리 정책에 더하여 타 지역에서 대학교육 등을 위해 유입된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김지훈 대표는 앞선 시기에 정책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정착했지만, 청년정책 맥락에서 보아도 특별한 사례이다.
# 소득, 공동체적 경험, 근린생활환경 청년기본법에는 ‘청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정부는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전북도는 제1차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였고, 제2차 전라북도 청년정책 기본계획(2023~2027)에서는 전북 청년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일자리 확보뿐만 아니라 건강 및 문화 등 종합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재우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논문에서 전라북도 청년층 삶의 만족도 결정요인을 ‘소득’, ‘공동체적 경험’, ‘근린생활환경’으로 꼽았다. 전북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자 저소득지역에 속한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1인당 지역총소득, 1인당 민간소비 등 소득지표에 근거한 분석에 따르면 전북은 강원도와 함께 주변부에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전북특별자치도는 강원특별자치도에 이어 개발규제에 대한 권한이 강화된 자치행정조직으로 개편되었다. 청년인구 감소와 유출은 고령화와 함께 대부분의 지자체가 겪고 있는 문제지만,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가 필요하다.
# ‘소득’ 문제해결 어떻게 가능했나? 전북특별자치도 청년층 삶의 만족도 결정요인 첫 번째는 ‘소득’이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이 담당하는 지자체 공모사업은 전체 사업비 대비 인건비 비율이 낮다. 전북자치도에서 발주하는 축제 기획을 위해 1개월에 300만 원씩 받고 4개월을 일하면 1,200만원의 소득이다. 그런데 행사 전날 무대를 설치하고 다음 날 철거하는 다른 기업은 이틀에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이 경험을 통해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문화기획뿐만 아니라 각종 이벤트 용품의 대여를 포함하여 영상 제작, 공공사업 수주를 위한 기획서 제작, 컨설팅 등으로 수익창출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코로나 대책으로 인력지원을 받아 직원을 30명까지 고용했었는데 지원 기간 만료 후 인력을 줄이게 되면서 인건비를 높이고 직원이 강의 등 외부수입도 올릴 수 있도록 하여 근무 만족도를 높였다. 전북지역 문화기획업 생태계는 대부분 1인 기업이거나 3인 정도의 소규모로 4대 보험에 가입되는 정규직 직원 고용은 매우 곤란한 상황이다. 고유번호증만 가지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는 행정사업이 시행되는 3월에 직원을 뽑고 12월에는 퇴직 처분을 한다. 그러면 1월과 2월, 문화기획사 퇴직자들은 실업급여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공연기획업계 사정은 더욱 어렵다. 간혹 공연장 등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수도권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을 유치한다거나, 카페를 겸한 갤러리를 운영하며 작품 판매를 하는 기업도 있다. 또한 3~4억 원 규모의 축제를 기획하는 이벤트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개인은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 동호회 운영 ‘공동체적 경험’ 기획 전북 청년층 삶의 만족도 결정요인 두 번째는 ‘공동체적 경험’이다. 공동체 활동을 위한 기반시설을 제공하거나 모임을 지원하는 여러 정책사례가 있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전주생활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 지원사업’의 운영을 전주시의 요청을 받아 대행하고 있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는 2명의 인건비가 해결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전주시의 사업은 신규 동호회 등록, 동호회 활동 지원, 동호회 간 교류, 생활문화시설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 등이다. 모집 대상은 전주시민으로 구성된 무용, 문학, 미술, 사진, 연극, 서예, 음악, 공예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5인 이상의 아마추어 동호회다. 전통문화예술의 도시 전주답게 국악동호회가 다수를 차지한다. 동호회에는 최대 100만 원의 활동지원금이 지원돼 교육비, 공간 임차료, 발표회 운영비 등에 사용된다. 때로는 행정지원을 받기 위해 동호회 사이에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경쟁을 떠나 ‘생활문화예술 안에서 행복 찾기’를 추구하며 시민들과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동호회 프로그램 강사를 지원하고, 시민연극제나 축제, 문화센터 공연, 전주 이외 시·군 지역에서의 공연을 기획하고 컨설팅한다. 또한 동호회 모임 장소, 공연 연습 장소, 음향기기를 매칭한다. 전주시내에는 다양한 모임공간이 있으나 정보 부족으로 활용이 어렵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새로운 문화예술 소비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연결 플랫폼, 문화예술 매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청년동호회는 1팀이 았을 뿐이다. 김 교수의 논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청년에게 공동체적 경험과 사회자본 형성을 유도하여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청년맞춤형 동호회 지원사업이 필요하다. ‘2021년 전주시 청년희망도시 기본계획 시행계획’에 따르면 핵심영역이 소통·거버넌스, 고용·일자리, 복지, 교육·사회·문화로 설정되고 실천전략으로 ‘청년참여 생태계 조성’, ‘문화예술 활성화 및 교육 지원’이 제시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시재생, 청년예술가 지원, 생활문화 거점지원, 지붕 없는 공연장 운영, 청년문화예술활동 지원, 청년 문화예술 창작·공유공간 조성, 레지던시 구축 등이다.
# 조합 주변의 ‘근린생활환경’ 개선 전북자치도 청년층 삶의 만족도 결정요인 세 번째는 ‘근린생활환경’이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수년 전 전주 남노송동 오래된 공중목욕탕 건물을 매입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다. 건물에 붙인 이름은 ‘복합문화공간 기린토월’이다. 전주팔경의 하나인 기린토월(麒麟吐月, 기린봉 위로 떠오르는 달의 아름다운 풍광)에서 차용했다. 사옥이 위치한 남노송동은 기린봉 기슭의 마을이다. ‘공공 영역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화발전과 문화예술인들의 안정적인 활동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증 사회적기업’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사옥을 중심으로 남노송동 지역에서 문화예술기획, 문화적 도시재생, 예술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 봉사와 문화의 가치를 연결하는 문화플랫폼 구축 등 소박하지만 참된 예술로 선한 영향력을 만들기 위해 무대 위가 아닌 일상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노송동 새뜰마을 팥죽 나눔 행사’로 이웃 주민과 소통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디지털 지역 인문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돼 5,0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남노송동 일대를 3D 콘텐츠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또한 ‘마을 게스트하우스’는 처음에는 마을에 거주하는 가족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용도였지만, 한옥마을과 가까운 입지를 살려 본격적인 수익사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3곳에서 20명을 수용하는 규모이다. 마을 게스트하우스 사업은 마을주민들과 함께 가양주 담기 전통을 되살리는 ‘우리술협동조합’으로 연계되어 있고, 마을 골목 곳곳은 ‘작은 도서관’, ‘세뼘박물관’ 등 ‘도시재생’ 사업의 현장이 되고 있다.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어 게스트하우스 업자들이 진입한 사례도 곳곳에 보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는 부동산 지원이 유효했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이 이와 같은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시재생기금’이 있다. 도시재생기금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등 출연금을 기반으로 조성되었고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기금융자상품 운용으로 사업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김지훈 대표는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무수히 많은 정책지원을 받았지만, 도시재생기금을 통해 3억 원 이상의 자금을 1.5% 금리로 융자받은 것이 가장 유효했다.”고 말했다. 도시재생기금은 5년 만기 상환조건을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데, 문화통신사협동조합과 같은 소규모 기업에는 10년의 시간 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셈이다. 3층 건물을 사옥으로 갖추게 되니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보증금 인상 때문에 둥지내몰림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그 신뢰는 K-컬쳐사업단 등으로부터의 협업 제안으로 이어졌다. 김지훈 대표는 “도시재생기금 덕분에 ‘생존’ 단계를 탈피할 수 있었다.”면서 “도시재생기금 지원기간 동안 문화통신사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내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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