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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 내안에 꽂은 종대 .. 정봉채 사진전

2019년 04월 17일(수) 09:38 [(주)전북언론문화원]

 

‘피사체가 되는 대상을 오래 바라보면 피사체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순간이 바로 나의 셔터 찬스다.’

ⓒ (주)전북언론문화원


무려 19년 동안 오직 우포만 바라보며 우포의 풍경을 카메라의 담아 온 정봉채 작가는 자신의 사진 작업을 그렇게 압축한다.

정 작가는 지금 우포늪에서 작업 중이다. 우포늪은 1억 4000만년이라는 긴 시간을 퇴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작가는 그곳에 정착해 여느 주민들처럼 살아가고 있다. 예술과 삶이 결합되어 있어야 피사체의 본질이 제대로 보인다고 믿는 그의 우직한 성격 탓이다.

작가는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카메라를 메고 늪으로 간다. 그곳에 이른 그는 늪과 주변의 나무와 새들 앞에 삼각대를 세우고 기다린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시간까지 기다립니다. 찍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어요.’ 그렇다면 작가는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교감의 순간을 기다리는 겁니다.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연과 나와의 관계도 교감이 중요합니다. 그저 아름답다고 인상적인 풍경이라고 렌즈에 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작가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본 나무 한그루의 모습이 오늘 보면 또 다른 모습입니다. 자연도 사람과 똑같은 희노애락과 역사를 가지고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가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그것들을 보려고 무진 애를 쓰며 보고 또 보는 것이지요. 반복적인 관심으로 한 대상을 반복적으로 바라보면 작가의 내면에 사유라는 형질이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사유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느끼는 것이지요. 내 사진은 그 보이지 않는 존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입니다. 나의 내면과 대상의 내면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사유의 세계라고나 할까요?’
작가의 사진 전시회를 다녀 온 사람들은 말한다. ‘여타 다른 풍경사진가들의 사진에서 느껴지지 않는 예술가의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풍경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풍경이 세상을 향해 자신의 발언을 하는 것도 같고, 세상의 발언을 풍경이 품어주고 있는 듯도 하고, 하여간 힐링이에요.’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 낸 사유의 세계를 해석하는 몫은 관람객들의 독자적인 세계라고 말했다. 다만 덧붙이길 ‘내 사진을 통해서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정화되고 치유되었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작가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사진작가로 살기 위해 안정된 교직을 접었다. 우포로 들어간 200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작가는 우포에서 우포를 바라보며 작업 중이다. 작가의 우직한 작업은 국내외 여러 전시에 초대되어 미술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2008년 제 10차 람사르 총회 공식 사진가로 초대 되었으며 2011년 샌프란시스코 AAU 예술대학 교수로 초빙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아트 파리, 비엔나 페어, 그리고 특히 2016년 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라고 하는 스위스 바젤 솔로 프로젝트에 국내 유일하게 사진가로서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고 초대전시 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17년간 우포의 자연물과 작가의 사유하는 내면이 부딪친 자연과 인간의 교감체이다. 또한 오래 바라보기를 통해 이뤄 낸 자연과 인간의 연민과 사랑의 화합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난 자연을 대하는 작가의 겸손한 태도에 숙연해 지는 것이다.

시사전북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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